# 법원의 판결에 대해 아무 의심도 들지 않았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었다. 분명 정당성에 입거해 나온 결과일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한편 부스럼만 남을 싸움판을 기어코 마련해준 의도는 무엇일까 하는 의구심 또한 역시 들었다. 복잡한 심정이 훤히 보인다는 듯 부장님은 주의를 주었다. “정신 좀 차려. 도검사. 누가 잡아가도 모르겠다. “너무 의외의 결과라서 그런...
# 어젯밤 정신없이 잠자리에 든 탓이었을까. 주말이랍시고 알람을 해제한다는 것을 깜빡했다. 그 때문에 늦잠은 커녕 알람소리에 일찍이 눈을 떠버려, 쓰린 속에 가슴을 쓸어내리며 이부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제 서검에게 침대를 내어주고 거실 소파에 웅크려 자서 그런지 개운하지 않은 몸이 느껴져 왔다. 궂은 몸을 간신히 이끌어 이불을 정리하고 욕실에 들어가 세안을 ...
# 주말에 잠시 회사에 들리라는 아버지의 메시지를 받았다. 본가로 가겠다는 나의 답장에 아버지는 회사에서 해야 할 얘기라며 그 후로 더 이상 말이 없으셨다. 사실 내가 검사가 된 이후로 나와 아버지의 사이는 크게 틀어졌었다. 그 전 까지만해도 일찍 돌아가신 엄마의 부재로 이 세상에 아버지와 나는 서로에게 단 하나뿐인 가족이었기에 누구보다 서로를 끔직이도 생...
# 퇴근 후 샤워를 끝내고 늘 익숙한 패턴으로 TV를 켜니, L그룹의 차세대 리더에 대한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었다. 나름 경제, 정치, 문화 분야 등에서 저명한 이들이 심의있게 토론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오늘 주제는 대한민국 3대 기업 중 하나인 L그룹의 경영권을 거머쥐게 될 후계자가 과연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해 다루는 것 같았다.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
# 전화만을 50통 가까이 걸었을까. 당장 현장에 나가봐야하는데 내 차 앞에 바짝 주차를 해놓고 연락 두절인 차주 덕에 20분 째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결국 분을 이기지 못해 차 뒷바퀴를 세게 차버리고선 우사인볼트 마냥 검찰청으로 뛰어 들어갔다. “어? 도검사. 너 아직 왜 법원에 있어?” 코트를 펄럭이며 로비 엘리베이터로 걸어가 손 끝이 빨개질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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